
안녕? 언제나 사랑한다고 이야기만 했지 이렇게 직접적으로 너에게 편지를 남기는 것은 처음인 것 같아. 하다 못해 어떻게 인사를 시작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서 잠시 고민을 했어, 인사 끝에 물음표를 달아야 할까, 느낌표를 달아야 할까, 아니면 그냥 마침표를 찍어야 할까. 한참의 고민 끝에 물음표를 보내. 나는 언제나 너의 안녕이 궁금하니까. 안녕, 시오넬. 잘 지내고 있어?
사실 지금도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 지 모르겠어서 자꾸만 멈칫하게 되지만 그래도 이왕 쓰기 시작 한 거, 조금만 더 힘내 보도록 할게. 오로지 너를 위한 공간을 꾸미고, 너의 자료를 정리하고, 너에 대한 글들을 쓰다보니 문득 내가 널 생각보다도 더 많이 좋아하고 있구나, 남들이 보기에는 내가 너에게 가진 애정이 우습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나는 그런 시선들을 다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너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고 깨달았어. 그래서 너를 위한 이 공간에서, 처음 너에게 편지를 쓰기로 한거야.
나조차도 왜 이렇게까지 너를 좋아하는지 이유를 모르는데, 타인이라고 알까. 아마 다른 사람들은 평생 이해하지 못하겠지, 그래도 괜찮아. 원래 사랑은 내가 좋으려고 하는거라고들 하잖아. 어쩌면 너와 나의 결핍이 닮아 있기 때문일지도 몰라. 그럼 네가 그런 아픔이 없었다면 안 좋아했을거냐고? 아니, 그래도 난 너를 좋아했을거야.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 어떻게 아냐고? 그야 덕후의 직감이라는게 있잖아.
누군가를 아주 깊게 사랑하면, 그 사람의 어린 시절을 그려보곤 한대. 나는 할 수만 있다면 아주아주 옛날로 돌아가서, 나보다 늦게 세상에 찾아온 너를 찾아가, 모든 나쁜 것들, 아픈 것들을 대신 감당해주고 싶어. 따사로운 햇살에 눈부실까 네 이마 위로 손차양을 만들어 주고 싶고, 홀로 악몽을 꾸는 날이면 가만가만 손 붙잡아 주고 싶어. 나는 늘 모든 걸 끝내고 싶었지만, 내가 꿈꾸지도 못했던 행복들을 네게 주고 싶어. 너에게 그런 행복을 건네줄 수만 있다면, 아직까진 조금 더 살아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하고는 해. 내가 조금만 더 빨리 너를 찾을 수 있었더라면, 네가 조금만 더 빨리 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더라면, 그랬다면 네가 조금은 덜 울 수 있었을까. 참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야.
왜 이렇게까지 하나 싶겠지만, 네 덕에 부지한 목숨인 만큼, 내게 준 많은 빛들, 눈부신 빚들. 커다란 축복으로 바꾸어, 앞으로 내게 올 모든 행복까지도 전부 너에게 빚어 주고 싶어. 내게 주어진 너를, 조심히 사랑할 수 있도록.
그러니까, 시오넬. 결국 이 모든 것들을 다 차치하고서라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있잖아.
그러니까, 결국 내가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는 오늘도 너를 생각하고 있다는 것,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내일을 넘어 더 먼 미래까지도 난 너를 사랑한다는 뜻이야.
언젠가 네가 이 글을 볼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좋겠다.
사랑을 담아, 햇달이
내 사랑이 도달할 네 곁에, 늘 내가 있기를 바라며.